여행지에서 지출되는 비용만 잘 관리하여도 여행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 찔끔찔끔 쓸 땐 모르지만 나중에 모아 놓고 정산을 해보면 알 수 있다. 내가 꽤 큰 비용을 절약했거나 혹은 꽤 큰 비용을 낭비했거나.
이번 포스트에선 블라디보스톡 여행 중의 환전과 환율, 신용카드 사용 등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본다.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래 링크의 글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공식화폐 루블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공식화폐인 루블을 이용한다. 관광지니까 달러도 받지 않을까 싶지만, 달러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환전소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여행사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달러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으니 참고할 것.
루블의 단위
루블의 지폐 최소 단위는 50루블. 원화로 하면 90원 가량 된다. 가장 큰 단위의 지폐는 5,000루블이고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9만원 정도. 5,000루블을 지갑에 넣고 다녀봤자 어디가서 거스름 돈 받기가 상당히 어려우므로, 가능하면 자주 쓰는 지폐인 100루블과 200루블, 500루블 정도를 챙기는 것이 좋다. 1,000루블(18,000원 가량)도 생각보다 많이 안 쓰게 된다.
동전은 거의 쓸 일이 없다. 난 애초에 동전이 없었는데, 여행이 끝날 때 쯤이 되니까 주머니에 동전이 약간 생겼다.
체감 물가
여행자의 경우 현지 실제 물가 보다 다소 비싸게 쓰는 것을 감안하더라도(조금 더 특별한 것을 먹고, 사고, 경험하므로 진짜 물가보다는 좀 더 비싼 물가를 쓰는 것이 일반적) , 우리나라 물가 대비 평균 80% 정도의 느낌으로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저렴한 건 꽤 저렴한데, 비싼 것은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비싸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 실제 현지 물가가 그대로 적용되는 슈퍼마켓의 생필품들은 가성비가 상당히 좋은 편.
마트 가서 생필품 살 게 뭐 있겠냐 싶겠지만, 그 유명한 ‘아가피아 할머니 레시피’나 당근크림을 비롯한 기초 화장품, 아기얼굴이 그려진 알룐카 초콜릿 등, 오히려 러시아의 유명한 필수 쇼핑아이템들은 마트에서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식사의 경우는.. 우리가 갈만한 식당은 대부분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편. 저렴한 곳으로 찾아 가려면 또 못 찾을 건 없는데, 그래봤자 그 차이가 2~3천원 차이이고,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몇 천원 더 주고 ‘맛집’이나 유명한 식당에 가는 것이니 이건 뭐 어쩔 수 없지 싶다. 그래도 음식 값이 과하게 비싼 것이 아니라,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든다.
루블 환율
쉬운 환율 계산법은 루블에 18을 곱하는 것. 예를 들어 500루블이면 500 곱하기 18, 우리나라 돈으로 9,000원이다. 예전엔 20을 곱하였다고 하는데, 최근 루블 약세+원화 강세 조합 덕분에 이전과 비교해 더 나은 환율을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그때그때의 환율은 인터넷에서 확인하도록 하자. 인터넷 환율은 매매기준율이므로 좀 더 현실적인 계산이 되는 ‘현찰 살 때’ 환율로 계산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
환전
가장 좋은 환전의 방법은 미화 달러를 현지에서 루블로 환전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원화를 그대로 루블로 환전 받으면 아무리 우대환율을 받았다 할지라도 엄청난 중간 수수료에 손해가 막심하니, 달러를 가져간 뒤 현지에서 다시 루블로 환전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달러를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환전하는 것보다, 아르바트 거리 환전소 같은 외부의 사설 환전소에서 환전하는 것이 더 좋은 환율을 적용 받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신용카드 사용
블라디보스톡은 의외로 카드결제가 쉬운 곳이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카드를 받고 있고 소액 결제도 문제가 없으니 가능하다면 신용카드를 우선 사용하고, 꼭 필요할 때만 현금을 쓰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신용카드의 해외 이용 수수료나 환전 수수료나 눈에 대놓고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의 차이일 뿐 양쪽 다 수수료는 존재한다. 실제로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이 방법이 가장 편하다는 것. 나중에 사용 기록도 따로 뽑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주의할 점은 신용카드는 반드시 해외사용이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브랜드는 비자나 마스터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멕스나 은련 등의 브랜드는 해외사용이 가능할지라도 일부 상점에서 결제가 안될 수도 있다.
또, 결제 시 ‘원화 결제’나 ‘현지 루블 결제’. 두가지 방식의 결제 옵션이 있는데, 계산이 편리하다고 원화 결제를 선택할 경우 엄청난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잊지 말고 ‘루블 결제’로 선택해야 한다.
ATM 현금 인출
달러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거나, 혹은 지금 당장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해서 ATM 현금인출기에서 루블을 인출할 수 있다. 생각보다 괜찮은 환율이 적용된다. 수수료가 있긴 한데, 앞서 얘기했듯이 어차피 현금 환전이든 신용카드 사용이든 수수료가 눈에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의 차이일 뿐, 어떤 경우든 수수료는 이미 적용이 되어 있다.
ATM 현금인출은 한국에서 원화를 루블로 바로 환전하는 경우보단 훨씬 좋은 환율을 적용받고, 현지에서 달러를 루블로 환전하는 것보다는 약간 안 좋은 환율이 적용되므로 급하게 이용할 땐 더 없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단, 금액에 상관없이 인출 수수료가 일부 부과되므로 가급적이면 한번에 큰 금액을 인출하는 것이 좋다. (그래봤자 1~2천원 수준)
“블라디보스톡 루블 환전, 환율, 신용카드 사용, ATM 현금인출, 물가 등”에 대한 1개의 생각